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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형목사: 멈출 수 없는 제자도의 길 (누가복음 14장 강해)

장재형목사 - 멈출 수 없는 제자도의 길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은 새해의 첫날처럼 희망과 새로움을 가져다줍니다. 특히 농부들에게 입춘은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러한 희망의 시기에, 우리는 "Were you there?"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훗날 "당신은 그 역사적인 현장에서 무엇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받을 때, "나는 믿음과 열정, 헌신으로 그 자리에 함께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장재형목사를 비롯한 많은 지도자들은 이 사명의 가치와 중대함을 깊이 깨닫고 있습니다.

이 사명은 우리가 계획한 것이 아니라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운명처럼 다가왔습니다. 이는 인간의 의지나 욕심이 아닌, 하나님이 거룩한 목적으로 주신 기회이며, 성령의 능력이 함께하고 길을 여셨음을 믿어야 합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천국 소망

공동체 안에는 환희와 기대가 가득하지만, 동시에 개인적인 아픔과 슬픔도 존재합니다. 최근 한 목회자 동료는 7개월 전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음력 기준으로 같은 해에 두 분이 세상을 떠나신 것은, 서로를 그리워하다 다시 만나게 된 것 같아 가슴 찡한 감동을 줍니다. 생전에 아내를 깊이 그리워했다는 아버님의 이야기는 이별의 안타까움과 함께 인생의 숙명적인 흐름을 깨닫게 합니다. 이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역사와 영혼에 깃드는 천국 소망이 큰 위로가 됩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는 공동체가 마련한 리버사이드 캠퍼스에, 어드민 빌딩이 보이는 가까운 곳에 모셨습니다. 옛 교회가 묘지를 뜰 안에 두었듯, 사랑하는 이를 가까이 두고자 하는 마음의 표현이었습니다. 주님의 시신이라도 지키려 했던 마리아의 뜨거운 마음처럼 말입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 말하는 제자도

장재형목사를 비롯한 많은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이가 '제자도'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길은 소유를 버리고, 혈연을 넘어서며, 자기 십자가를 지고 끝까지 가야 하는 헌신의 길입니다.

1. 소유와 혈연을 넘어서는 길 (마태복음 8장)

마태복음 8장에서 한 서기관이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하자, 주님은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고 답하셨습니다. 이는 주님을 따르는 자가 세상의 안락과 소유에 얽매이지 말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먼저 추구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또한 아버지를 장사 지내고 따르겠다는 제자에게는 "죽은 자들이 그들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어떤 인간적인 관계보다 하나님의 부르심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2. 뒤를 돌아보지 않는 길 (누가복음 9장)

누가복음 9장 62절에서 예수님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아니하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자의 길을 결단했다면, 미련이나 아쉬움에 사로잡히지 말고 앞만 보고 나아가야 한다는 임전무퇴의 정신을 강조한 것입니다.

누가복음 14장이 제시하는 제자도의 핵심

누가복음 14장은 제자도의 본질을 더욱 깊이 설명합니다.

  • 가족보다 하나님을 우선하는 결단: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더욱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한다"는 말씀은, 가족을 원수처럼 대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유대 문화에서 '미워한다'는 표현은 '우선순위를 재조정한다'는 의미로, 더 큰 사랑(하나님 나라)을 위해 작은 사랑(가족)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소시민적 삶을 넘어선 특별한 사랑의 길입니다. 장재형목사는 부모 세대가 이미 전도에 '미쳐서' 사역에 올인했던 것처럼, 이러한 헌신이 오늘날 우리에게도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 자기 십자가를 지는 희생: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는 말씀처럼, 제자는 각자의 고통과 희생의 십자가를 기꺼이 져야 합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예수청년회(Young Disciples)'는 수많은 핍박 속에서도 십자가를 지고 나아갔기에 강건할 수 있었습니다.
  • 망대를 완성하는 책임감: 망대를 짓기 전에 비용을 계산해야 하듯, 제자의 길에 들어서려면 희생과 헌신의 대가를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 중간에 포기하면 조롱거리가 될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많은 무리에게 이 엄중한 제자도의 조건을 선포하셨습니다: 소유를 버리고, 혈연을 내려놓고, 자기 십자가를 지며, 멈추지 않고 완성에 이르러야 합니다.

멈출 수 없는 이유: 성령의 능력과 사명

장재형목사는 이 모든 사역의 흐름이 인간의 힘이 아닌 '성령의 능력'으로 가능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혹한의 추위와 바이러스의 위협 속에서도 사역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이것이 성령의 역사임을 고백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어려움은 주님과 사도들이 겪었던 고난에 비하면 결코 이 길을 멈출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이 길은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는 주님의 말씀과 같습니다. 좁은 문을 통과해야만 진정한 자유와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대에 기도의 망대, 선교의 망대를 세우는 일에 착수했으며, 이를 중간에 포기할 수 없습니다.

끝까지 견디는 제자의 길

제자도의 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입니다. 특별한 체험 후의 뜨거운 열정은 시간이 지나면 식기 쉽습니다. 그렇기에 주님은 "끝까지 견디는 자가 구원을 얻으리라"고 하셨습니다. 장재형목사는 바로 이 '끝까지 멈추지 않는' 자세를 우리에게 끊임없이 도전합니다.

지치고 싶을 때마다 "Were you there?"라는 질문을 떠올려야 합니다. 훗날 주님 앞에 섰을 때, "예, 저는 그 현장에서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붙들고 있었습니다"라고 당당하게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유와 가족, 십자가라는 헌신의 대상을 기꺼이 감당할 때, 진정한 제자도의 완성을 이루고 하나님의 거룩한 결실을 맺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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